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특별한 전시가 2022년 겨울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전시는 <셀럽이 사랑한 Bag&Shoes>라는 제목으로,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실제로 애용한 가방과 신발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전시를 통해 단순한 패션 아이템을 넘어, 시대와 문화를 반영한 스타일 아이콘으로서의 소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 전시기간: 2022년 12월 31일 ~ 2023년 3월 25일 전시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전시 구성: 시대와 개성을 담은 셀럽들의 아이템
전시는 크게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테마에 따라 셀럽들이 실제로 착용했던 가방과 신발이 전시돼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셀럽의 스타일이 어떻게 시대적 감성과 맞물려 있는지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1. 클래식 셀럽존 -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 등 고전적 스타들의 스타일을 살펴볼 수 있는 섹션입니다. 1960년대 파리 패션을 반영한 클러치백과 스틸레토 힐이 눈에 띄었습니다. 각각의 소품 옆에는 실제 착용 장면이 담긴 사진과 설명이 함께 제공돼 관람의 몰입도를 높여줬습니다. 2. 현대 셀럽존 - 최근 트렌드를 이끄는 한류 스타들과 글로벌 셀럽들의 아이템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블랙핑크 제니의 미니백, 방탄소년단 RM이 착용한 로퍼 등 대중문화와 연결된 아이템들을 통해 관객들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3. 콜라보레이션 존 - 패션 브랜드와 셀럽의 협업 사례들을 보여주는 섹션으로, 한정판 제품이나 특별 제작된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 고수와 한 국내 브랜드가 협업한 수제 가죽 구두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섹션을 통해서 영화와 패션은 매혹(Glamour)을 파는 산업이며, 두 세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시 대를 묘사하기 위해 정교한 패션이 필요했고, 패션 산업은 당대의 미의식을 영화 속 배우의 매력을 통 해 대중에게 전파하기 위해 영화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헐리우드는 전쟁 이후, 패션강국으로 부상하던 미국의 이미지와 패션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프랑스도 헐리우드의 배우들을 통해 오트쿠튀르을 알렸습니다. 이탈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헐리우드 영화의 도움으로 새로운 패션강국으로 떠올랐다. 배우에게 있어 의상은 자신의 역할을 정의하고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마법의 오브제였던 셈인 것입니다. 4. 기획 특별존 - '전시 전용'으로 구성된 테마 공간으로, 1920~30년대 유럽 상류층 여성들의 슈즈 스타일을 복원한 섹션이 인상 깊었습니다. 레트로풍 의상과 함께 전시된 이 공간은 마치 한 편의 영화 세트장에 들어선 느낌이었습니다.
전시의 특별함: 보는 재미와 배우는 가치
전시에는 이랜드뮤지엄이 지난 30년간 수집한 50만여 점 중에서 전 세계 셀럽의 가방과 신발 200여 점이 전시되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 시절 유니폼과 에어조던 13, 마이클 잭슨이 '문워크' 공연에서 착용한 시퀸 재킷과 로퍼, 찰리 채플린의 지팡이 등이 포함됐습니다. 밥 딜런, 레이디 가가, 마돈나, 비욘세, 캐서린 헵번 등의 패션 소품 및 영국 수상 마가렛 대처의 핸드백, 교황 비오 9세의 가죽 구두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드림걸스’, ‘닥터 두리틀’ 등에서 사용했던 소품들도 함께 선보였으며, 이를 통해 셀럽이 남긴 시대적 스타일과 문화적 맥락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물건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패션이 시대와 문화, 그리고 개인의 개성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잘 담고 있습니다. 각 아이템에는 소유자나 디자이너의 짧은 코멘트, 제작 배경, 당대 패션 트렌드 등이 함께 설명돼 있어 관람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시된 한일 합작 디자이너 브랜드의 미니백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친환경 제품이었는데, 환경 의식과 패션 감각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습니다. 또한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 키오스크를 통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점도 유용했습니다.
짧은 감상
패션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구성으로 짜여 있었고, 특히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의 힘'이라는 주제가 잘 전달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방과 신발이라는 제한된 아이템 안에서도 이렇게 많은 스토리와 의미가 담길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했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며, 일상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작은 아이템 하나에도 나만의 취향과 이야기가 담길 수 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셀럽이 사랑한 Bag&Shoes> 전시는 셀럽의 패션 아이템을 통해 시대와 문화를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배움도 얻을 수 있는 전시로, 패션에 관심이 있다면 들러볼 가치가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