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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뮤지엄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 전시 관람 후기

by 부룡 2025. 7. 25.

 

Vasku &amp; Klung, Breath of Light, 2018
Vasku & Klung, Breath of Light, 2018

소리로 마주하는 감정, 사운드뮤지엄

디뮤지엄의 전시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은 소리(Sound)를 매개로 감정과 기억을 되짚는 체험형 전시였습니다. 시각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청각을 기반으로 공간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고, 관람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전시 공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뮤지엄'처럼 구성되어 있었으며, 각 방마다 사운드 아트, 미디어 설치, 영상, 빛, 향 등 다양한 감각 요소들이 결합돼 있었습니다.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소리를 느끼는 것’에 집중한 전시로, 몰입도 높은 감상이 가능했습니다.

다섯 개의 테마와 감정의 여정

전시는 감정과 기억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다섯 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각 공간은 ‘기억’, ‘상실’, ‘희망’, ‘연결’, ‘현재’와 같은 감정을 상징하며, 소리와 빛의 조합으로 이를 구현했습니다. 특히 관람자의 발걸음에 따라 조명이 반응하거나, 방향에 따라 사운드가 다르게 들리는 공간이 있어 감정에 따라 전시가 ‘변화’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공간은 깊고 낮은 베이스 사운드가 울려 퍼지던 ‘상실의 방’이었습니다. 암전된 공간 속에서 반복되는 심장 소리, 잔잔한 호흡,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소리는 관람객에게 내면의 감정을 직면하게 했습니다. 반대로 ‘희망의 방’은 밝고 경쾌한 리듬과 환한 빛이 어우러지며 감정의 전환을 유도했고, 감각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관람 팁과 몰입 방법

이 전시는 조용한 환경에서 오롯이 집중하며 감상할수록 깊은 울림을 줍니다. 가급적 이어폰 착용은 피하고, 공간 속 사운드를 온전히 듣는 데 집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일부 공간은 바닥에 앉거나 눕는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어, 편안한 복장과 신발을 준비하면 더욱 몰입감 있는 관람이 가능합니다. 촬영은 대부분의 공간에서 가능했지만, 감정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플래시 사용은 제한되었습니다. 전시장 내 QR 오디오 가이드를 활용하면 공간별 사운드 연출과 작가의 의도 등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관람 시간은 평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적당했고, 전시 마지막에는 사운드에 기반한 굿즈(레코드, 향기, 조명 오브제 등)를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도 마련돼 있었습니다.

소리를 통해 기억을 다시 꺼내보다

<SOUNDMUSEUM>은 시각적인 자극이 넘치는 시대에 ‘소리’라는 감각을 중심으로 감정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각자의 기억 속에 숨어 있던 감정들이 공간 속 사운드와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되살아났고, 전시는 마치 한 편의 서정적인 에세이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전시는 단순한 미술 전시가 아니라, 감정의 ‘치유’와 ‘정리’에 가까운 경험이었습니다. 감정이 흔들릴 때, 혹은 나를 돌아보고 싶을 때 조용히 다녀오기에 참 좋은 전시였습니다. 특별한 해석 없이 감각적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정리

디뮤지엄의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은 청각을 중심으로 구성된 감각적 전시로, 관람객이 스스로의 감정과 기억을 다시 마주하게 만들었습니다. 화려한 시각 대신 내면을 울리는 소리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