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층적으로 풀어낸 전시
디뮤지엄의 전시 <Romantic Days: 어쨌든, 사랑>은 사랑이라는 추상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감정을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한 기획 전시였습니다. 단순한 연애의 감정에 국한하지 않고, 관계, 기억, 거리감, 그리움, 상처, 설렘 등 사랑의 복합적인 층위를 시각화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쨌든, 사랑’이라는 부제처럼, 이 전시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 상실의 아픔, 설레는 감정, 오래된 친구에 대한 애정까지 모두 포함돼 있었고, 관람자는 본인의 경험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투영하게 됩니다.
공간별 연출과 작품 구성
전시는 여러 개의 감정 테마로 나뉘어 공간이 구성돼 있었으며, 각 섹션마다 사랑의 한 단면을 조명했습니다. ‘설렘의 방’은 파스텔톤의 조명과 사랑의 시작을 상징하는 시적인 문장들로 가득했고, ‘이별의 방’은 어두운 조도와 반복적인 오디오 사운드를 통해 그리움과 공허를 표현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공간은 ‘편지와 오브제’가 전시된 섹션이었습니다. 관람객의 실제 연애 편지와 작가가 수집한 익명의 사연들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고, 각기 다른 감정이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묶인다는 점에서 공감이 갔습니다. 벽면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관람자가 전시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경험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영상 작업, 설치 미술, 텍스트 기반 작품까지 매체의 다양성도 돋보였고, 감각적인 색감과 배경음악은 전시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단순한 시각적 감상이 아니라 감정의 흔적을 따라가게 만드는 구성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관람객을 위한 팁과 분위기
이 전시는 혼자 조용히 감상하기에도,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와서 각자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에도 모두 적합했습니다.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구성 덕분에 관람 중간에 눈물이 맺히는 관람객들도 종종 보였습니다. 관람 시간은 평균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됐고, 포토존도 여럿 마련돼 있어 기록을 남기기에도 좋았습니다. 전시장 내 대부분의 공간은 촬영이 가능했으며, 단 플래시와 삼각대는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조용한 음악과 부드러운 조명이 어우러진 공간 구성 덕분에, 자연스럽게 천천히 걸으며 전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전 예약 후 방문하면 비교적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보다는 평일 오전이나 오후 초반 타임이 더 쾌적했습니다.
전시가 던진 질문: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가
이 전시의 가장 큰 힘은 '공감'이었습니다. 특정한 메시지를 강요하기보다는, 각각의 작품이 관람객 스스로의 감정을 떠올리도록 유도했습니다. 어떤 이는 첫사랑을 떠올렸고, 어떤 이는 최근의 관계를 되돌아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이는 아직 오지 않은 사랑을 상상했을지도 모릅니다.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진심 어린 시선은 ‘사랑은 때로 아프지만, 여전히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전시를 마치고 나올 때는, 단순한 관람 이상의 감정 정리를 경험한 듯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마무리 정리
디뮤지엄의 <Romantic Days: 어쨌든, 사랑> 전시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새롭게 마주하게 만든 전시였습니다.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웠지만, 감정적으로도 풍부한 경험이었습니다. 일상 속에서 무뎌졌던 감정을 다시 떠올리고 싶을 때, 혹은 나만의 사랑을 돌아보고 싶을 때 이 전시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사랑을 하고 있든, 지나갔든, 준비 중이든 — 어쨌든, 우리는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이 전시는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