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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 관람 후기 - 추상의 깊이를 만나다

by 부룡 2025. 7. 17.

션 스컬리:수평과 수직
션 스컬리:수평과 수직

1. 션 스컬리, 추상 회화의 거장을 만나는 자리

《수평과 수직》은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추상화가 션 스컬리(Sean Scully)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대구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션 스컬리는 수십 년간 ‘선과 면’, ‘색과 여백’을 통해 감정을 표현해 온 작가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의 50여 년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회고전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션 스컬리를 처음 접하는 관람객도 그의 예술적 흐름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며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수평’과 ‘수직’이라는 기본 구조를 중심으로 한 작업들은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고, 오히려 강한 에너지와 집중력을 전달해주었습니다.

2. 전시 구성과 주요 작품의 인상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각각 작가의 주요 시기별 변화를 반영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초창기 흑백의 모노크롬 작업부터, 후기에 이르러 붉은색과 푸른색이 강하게 대조되는 컬러풀한 대작까지 다양한 작업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작품은 ‘Wall of Light’ 시리즈였습니다. 캔버스 전체를 가로세로로 나눈 직사각형 블록들이 반복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색상은 단순한 조합이 아닌 깊이 있는 채색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겉보기에는 기하학적 구조지만, 각 면마다 붓 자국과 색의 밀도에서 감정의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점은 그의 조각 작품도 함께 전시되었다는 것입니다. ‘Inside Outside’ 시리즈는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며, ‘면’을 공간적으로 확장한 사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철, 나무, 색이 어우러진 입체 작업은 평면 회화와는 또 다른 울림을 주었습니다.

3. 전시 공간과 감상의 방식

대구미술관의 전시 공간은 작가의 작업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여백과 구조적 배치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큰 캔버스를 위한 높은 천장, 관람객이 일정한 거리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넓게 구성된 통로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작품에는 별도의 긴 설명보다는 제목과 제작연도 정도만 제공되었고, 별도의 도록이나 QR 해설을 통해 선택적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작가가 의도한 ‘직접 마주하는 감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품 앞에 오래 서 있도록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션 스컬리의 작업은 형식적으로는 단순한 구조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색의 층위나 감정의 떨림은 직접 보지 않으면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미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감각적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점이, 그의 작업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되었습니다.

4. 관람 정보와 전시 활용 팁

대구미술관은 대중교통 접근이 용이하며, 무료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입니다.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 전시는 별도 유료 기획전으로 운영되었고, 현장 발권 및 온라인 예매 모두 가능합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 전시장 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허용된 구역과 금지된 구역이 구분되어 있으므로, 안내를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술관 내부에는 북카페와 전시 도록이 마련된 공간이 있어 전시 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션 스컬리의 도록은 작가의 인터뷰와 작업 노트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전시 후 감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도슨트 운영 시간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듣고 감상하면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정리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 전시는 단순한 추상 회화 전시를 넘어서, 작가가 색과 구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삶의 리듬과 감정을 조용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시각적인 자극보다는 내면의 울림을 강조한 작품들 속에서, 관람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느끼는 감상의 여백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감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예술의 힘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전시는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현대미술에 대한 선입견을 내려놓고, 단순함 속에서 오는 깊이를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전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