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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관람 후기 - 푸른 시간 위에 새겨진 형상

by 부룡 2025. 7. 22.

청자 사자모양 향로
청자 사자모양 향로

1. 전시 기획 의도와 전시 구성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24년 11월 26일부터 2025년 3월 3일까지 개최한 특별전입니다. 특별전시실 2에서 선보인 이 전시는 고려 시대 상형청자(象形靑磁)를 중심으로, 자연과 종교, 민중의 일상을 청자 형상으로 구현해낸 예술성과 기술력을 조명했습니다. 전시는 총 4부로 나뉘어 기획되었는데, 첫 번째는 청자의 주요 형상미를 보여주는 “빛과 형태” 구역, 두 번째는 종교적·의례적 맥락을 강조한 “상징과 숭배”, 세 번째는 민중의 생활 풍속을 담은 “삶 속의 형상”, 마지막으로 현대적 재해석을 담은 “미래와 전통의 교감”로 구성되었습니다.

2. 대표 유물과 예술적·기술적 특징

전시의 시각적 중심에는 단연 청자 어룡 모양 주자가 있었습니다. 반원형 쇼케이스와 조명을 통해 일출·일몰의 느낌을 연출한 전시 연출은 상형청자의 푸른 색조와 생동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이 작품의 유약은 청자 비색 중에서도 맑고 깊은 빛을 보여주었고, 용의 형상은 고려인의 상상 속 세계와 바다, 하늘의 관계를 잘 드러냈습니다. 이어서 사자 모양 향로는 그 강인한 얼굴과 근육 묘사를 통해 권위와 보호의 상징을 전달했습니다. 종교 의식에서 향을 피우는 역할을 넘어, 이 청자는 왕실이나 사찰의 권위를 시각적으로 강화하는 기능적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습니다. 민중의 삶을 반영한 오리 모양 뿔잔은 자연의 생명력과 일상의 풍요를 상징했습니다. 실용적이면서도 장식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소장주체가 누구인지 짐작하듯 다양한 삶의 층위가 청자에 담겼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3. 전시 공간 연출과 감상 경험

전시장 벽면은 청자의 색조를 반영한 그린·브라운 톤을 사용했고, 조명은 각 상형청자의 디테일을 강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전시 동선은 4부 구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되어, 작품 앞에서 천천히 머무르며 형상을 탐색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전시 초입에서는 영상 인터뷰를 통해 고려 상형청자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도자 기술에 대해 전문가들의 설명이 제공되었고, 벽면에는 X‑레이 이미지와 흙 및 유약 층 분석 결과도 함께 배치되어 기술적 이해를 돕도록 했습니다. 쇼케이스 주변에는 박물관 자체 제작 패브릭 아트워크가 전시되어, 자연 소재와 작업 과정을 시각적으로 확장한 구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쇼케이스 주변을 둘러본 순간, 청자의 미세한 입체감과 색감이 시야에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4. 관람 팁 및 정보 안내

전시는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온라인 예약 없이 현장 방문으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말·공휴일에는 관람객이 많아 평일 오전 시간대 방문을 추천합니다. 전시장 내 작품 보호를 위해 사진 촬영은 금지되었습니다. 도슨트 해설은 매주 주말에 운영되었고, 방송 아나운서 출신 해설사들이 제작 과정을 시각 자료와 함께 설명해 주어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전시 해설 리플릿과 QR코드를 통해 개별 해설을 들을 수 있어, 기술적인 측면과 미학적 측면 모두를 깊이 있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 관람 후에는 박물관 1층 카페에서 전시 내용을 정리하며 앉아 있기 좋았고, 기념품점에서는 상형청자 모양의 오브제와 엽서를 구매할 수 있어 방문의 의미를 오래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정리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전시는 단순한 도자기 전시를 넘어, 고려 시대의 세계관과 민중의 삶, 종교적 상징을 청자의 형상으로 풀어낸 예술적 경이였습니다. 상형청자의 입체적인 형상미, 청자의 색감을 최대한 살린 전시 디자인, 기술과 예술을 아우르는 깊은 설명이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고려 상형청자를 통해 ‘푸른 세상’을 상상하고, 그 속에 담긴 상징과 의미를 체감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전시는 매우 풍요로운 경험이었을 것입니다. 전통 공예가 풍성한 이야기와 현재적 의미 속에서 새롭게 빛나는 순간을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