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된 특별전 ‘게임사회’는 디지털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대 사회를 반영하고 해석하는 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조명했습니다. 전시는 2023년 4월 28일부터 9월 17일까지 진행됐으며, 장소는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었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끌었던 이 전시는 게임이 어떻게 동시대의 사회, 철학, 기술, 감정을 반영하는지를 탐구했습니다.
게임과 사회의 접점: 미디어로서의 게임
‘게임사회’ 전시의 첫 번째 큰 주제는 게임이 단지 소모되는 미디어가 아니라, 사회를 투영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매체라는 점이었습니다. 게임은 스토리텔링과 그래픽 기술을 통해 현실 세계의 구조, 권력, 계급, 감정,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구현합니다. 예를 들어, 전시에 포함된 작품 중 하나인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와 게임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작품은 전통 매체와 디지털의 경계를 흐리는 시도를 보여줬고, 그 안에서 관람객은 소비자가 아닌 일종의 ‘플레이어’로 자리하였습니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게임 캐릭터가 경험하는 공간적 구조와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도시 설계나 자본주의 구조가 어떻게 닮았는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했으며, 그 해석을 통해 ‘게임을 한다는 것’이 곧 ‘사회 속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임을 전달했습니다.
예술의 도구로서 게임: 새로운 시각과 상호작용
전시의 두 번째 축은 게임을 예술적 수단으로 해석하는 시도였습니다. 디지털 게임은 점점 더 복잡한 감정, 철학적 질문,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게임사회’에 참여한 국내외 작가들은 게임의 서사 구조를 응용해 자신만의 비평적 언어를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작가는 1980년대 아케이드 게임의 픽셀 그래픽을 사용해 독재 시기의 감시사회를 풍자했고, 다른 작가는 멀티플레이 게임에서의 대화 로그와 명령 시스템을 활용해 현대인의 소통방식을 재구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서서 실제로 컨트롤러를 잡고 작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었는데, 이는 미술관의 전시라는 전통적인 관람 형태를 해체하고 더욱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실험적 구성으로 보였습니다.
게임이 반영하는 현실: 젠더, 폭력, 정체성
세 번째 주요 주제는 게임이 내포한 현실 사회의 이슈들을 조명하는 섹션이었습니다. 디지털 게임은 종종 젠더 편향, 인종 묘사, 폭력성과 같은 논란을 동반합니다. ‘게임사회’는 이러한 측면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특히 한 설치작품은 여성 캐릭터의 고정된 이미지와 역할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었고, 게임 속에서 주어진 ‘선택지’가 과연 자유의지를 반영하는지, 아니면 제약된 서사의 구조에 지나지 않는지를 되묻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VR을 활용한 체험 작품 중 일부는 타인의 시선이나 불쾌감을 직접 경험하게 하여 관람객이 단순한 비판자가 아닌 문제의 당사자처럼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게임이 사용자에게 가하는 정체성 형성과 사회적 규범의 학습 과정에 대해 성찰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게임이 단지 일탈이나 현실 도피의 수단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때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이라는 것을 부각하였습니다.
전시장을 나서며: 게임은 단순한 놀이인가, 사유의 도구인가
‘게임사회’는 디지털 게임을 단순히 소비되고 버려지는 오락으로 보지 않고, 시대의 고민과 구조를 담는 그릇으로 바라본 전시였습니다. 사회와 예술, 기술과 감정이 얽혀 있는 게임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고, 게임을 둘러싼 문화적, 철학적 질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습니다. 미술관이 ‘게임’을 진지한 주제로 다루기 시작한 이 전시는 앞으로 게임이 더 이상 주변적 미디어가 아닌, 예술과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요약하자면, 요약하자면, 국립현대미술관의 ‘게임사회’ 전시는 게임을 매체이자 예술로 조명하며 사회적 맥락 속에서의 역할을 탐구했습니다. 전시는 다양한 시각자료와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고, 게임이 단지 오락을 넘어 현실을 해석하고 변화시키는 도구임을 강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흥미로운 전시 top 3로 꼽을만 했습니다.